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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개인전 “Finger Play”

 

 

▼오프닝 리셉션

화, July 16th, 2019   19:00-20:30

■Venue  

KANA KAWANISHI PHOTOGRAPHY

도쿄도 미나토구 니시아자부 2-7-5 

하우스 니시아자부 5F, 106-0031

Tel: +81 3 5843 9128

 

■Period              

화요일~금요일 13:00〜20:00

 토요일 12:00〜19:00 (일, 월, 공휴일 휴무)

* 7월 19일(금)  11:00 ~ 15:00 오픈

*갤러리 여름 휴가: 7/24(수)~7/27(토)

기획협력: I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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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digital pigment print | © Jinhee Kim, courtesy KANA KAWANISHI GALLERY

KANA KAWANISHI PHOTOGRAPHY는 2019년 7 월 16 일 화요일부터 김진희 개인전  《Pinger Play》를 개최한다.  

 

김진희는 1985년 부산에서 태어나 2012년 <Whisper(ing)> 시리즈로 데뷔했다. 작가는 동세대 여성의 불안과 섬세한 고통에 대한 연민을 작업을 통해 조용히 드러냈으며, 그들의 심층심리를 반영하기 위해 인쇄된 사진 위에 작가가 고른 단어를 수놓는 방법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편,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은 작가에게 무거운 심리적 충격을 주었고,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며 천천히 사고를 받아들인 작가는 이를 사고 현장 근처의 풍경 사진에 다채로운 기하학적 모양을 수놓는 것으로 사상자를 추모하는 작업 <April>로 승화시켰다.  그 후 작가는 유럽의 벼룩 시장에서 발견 된 빈티지 엽서에 다양한 자수를 적용한 <Letter to Her>와 <Labor of Love> 등의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 될 시리즈 <Finger Play>는 2018년 본 갤러리에서 개최한 그룹전 《Body Politics: What Defines the Body?》 에서 공개된 <Beckon Discipline> 시리즈의 확장이다.

 

작가는 한국 국내에서 유통되는 출판물에 등장하는 여성의 '손'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에서 이러한 이미지가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대한 집단적 인식을 고찰한다. 수집과 선택을 거친 이미지에 자수를 놓거나 혹은 이미지와 실제 손, 실을 재구성 한 후 사진으로 다시 촬영했다. 후자는 이번 전시를 위한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수를 놓으며 실을 밀어넣고 빼내는 작업이 의사를 표명하는 말과 문장을 쓰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언급한다. 이번 작업에서 김진희는 매체에 인쇄된 이미지를 찾아 실로써 무의식를 밀어넣고 빼낸다. 작가 스스로의 무의식을 밀어넣고 빼내는, 시간을 소모하는 이 반복적인 행동은 일반적으로 본능적 표현을 암시하는 '손'의 집단 사회 인지을 향해서, 드러나지 않지만 그곳에 있음이 분명한 것을 틀림없이 구현한다.

동세대와 그 주변의 집단 무의식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다양한 시리즈를 통해 예술적 경력을 확장해 온 작가 김진희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를 기대한다.

Artist Statement

나에게는 면역질환으로 인한 한포진이라는 병이 있다. 손과 발에 수포가 생기는 형태로 드러나는데 건강의 상태에 따라 그 정도가 아주 심각해지기도 한다. 손은 얼굴을 제외하면 타인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신체 부위이다. 또한 손은 조금 과장하여 표현하자면,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 신체 부위이다. 손짓에는 수 많은 의식과 무의식이 뒤섞여 있다. 우리는 실천하는 행위의 대부분을 손을 통해 실행하며, 의식 속에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거나 적어낼 때에도 마찬가지로 손을 사용한다. 한포진을 앓고 있는 나에게 손에 대한 집착이 생긴 후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렇게 의식이 수반된 손짓 외에도 우리에게는 무의식의 손짓의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타인과 대화를 나누며 언어를 통해 표현하는 것 외에는 비언어(수 많은 제스쳐와 표정, 행동)들이 수반되는데 그것의 대부분은 손동작이다. 말을 하며 휘젓듯이 행한 손짓들은 돌이켜보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무의식적인 행위이며 동시에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한 내면의 직접적인 표현이다. 손짓은 이처럼 언어에 비해 간접적인 표현이며, 동시에 무의식적이지만 직접적인 자신의 표현이라는 것에 나는 흥미를 느낀다. 

 

나의 의식적인 손짓 중에 하나는 사진위에 바느질을 하는 행위이다. 지난 몇 시리즈를 통해 풍경, 인물, 엽서 이미지 등 다양한 이미지 위에 여러 패턴과 텍스트를 수 놓는 행위들을 지속해왔다. 바느질은 내게 있어 상처를 치유하고, 내가 하는 행위를 지속하기 위한 의식적인 수단이다. 나는 내가 지속하고 있는 이 행위 안에 내제되어 있는 무의식의 영역이 궁금해졌다. 이미지 위에 자수를 놓아 2차원의 이미지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하고, 제의적이고 반복적인 바느질 행위를 하는 동안 일종의 무아지경에 빠지면 처음 예상한 바느질과는 또 다른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는 이 바느질의 과정은 내게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하는 표현 방식이다. 

 

<Finger Play>의 이미지는 일종의 사회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체 속에서 빌려 왔다. 신문과 잡지 등 주변에 널려 있는 이미지 가운데 여자들의 다양한 손짓을 수집하고 선별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 위에 때로는 계획적이고 또는 즉흥적으로 바느질과 다양한 형태의 개입의 행위를 한다. 

바느질이라는 행위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것은 종이(일반적으로는 직물)를 향해 밀어 넣는 행위와 종이의 뒤편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행위를 반복하는 손짓이다. 이는 사람들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쓰는 행위에 비유할 수도 있다.*1) 글을 쓰기 위해 연필을 눌러쓰거나 타자기를 누르는 행위도 밀어 넣는(누르는) 행위임과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밀어 내는(표출하는) 행위라 할 수 있는데, 내게는 바느질이라는 손짓이 정리되지 않는 나의 무의식을 사진 이미지 위에 밀어 넣고 내가 속한 사회를 향해 바깥으로 밀어내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끊임없이 손짓을 하고, 그것을 통해 표출하고 만들어 내고 소통한다. 이처럼 손은 개인의 기억이자 사회적 표현의 비언어적 방식이다. 사진위에 바느질을 하는 작업을 하고 손에 드러나는 질병을 가진 나는 손과 손짓 자체가 하나의 언어수단이라 할 수 있다. 매체 속의 다양한 무의식과 표상을 지닌 여성의 손의 이미지 위에 나의 무의식과 표상의 형태인 바느질을 덧입히는 행위를 하고, 매체의 손 이미지를 해체하고 그 이미지에 나의 손을 침투시켜 개입하는 등의  <Finger Play > 시리즈는 사회안의 나라는 개인의 발언을 끊임없이 표출하고 어떻게 소통되는지 알아가는 필연적이자 유희적인 행위이다. 사회를 통해 교육받아 왔음직한 상징적인 패턴들이 바느질의 형태로 구현되고, 이미지에 구멍을 뚫어 내 손을 침범시켜 사회와 내 사이의 틈을 발견하고 사회와 나의 관계맺기에 대한 이미지적 실험을 계속하고자 한다. 


 

-김진희

*1): 빌렘 플루서 『몸짓들: 현상학 시론(Vilém Flusser, Gesten: Versuch einer Phanomenologie)』(1991/1993) p.34 참조 

Artist Profile

김진희는 1985년 한국 부산에서 태어났다. 2008년 중앙대학교(서울)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주요 개인전으로 

《Love from Mary》(Gallery Koo, 서울/2016), 《A Nameless Woman, She》(송은아트큐브, 서울/2014), 

《whisper(ing)》(트렁크 갤러리, 서울/ Place M, 도쿄/2012) 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 《Seoul NewYork Photo Festival》(PowerHouse Arena, 뉴욕/2016), 《Lies of Lies》(HUIS MET DE HOOFDEN,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Tot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서울/2015), 《IANN & ANMOK》(류가헌, 서울/2014) 등이 있다. 2010년 IANNBOOKS(한국)에서 작품집 『whisper(ing)』이 출판되었으며, 기요사토 포토 아트 뮤지엄(야마나시)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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